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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질, 치열 수술 후기 (feat. 거즈) - 2편 -
수술을 예약한 당일이 되었다. 금요일 12시까지 입실을 하라고 하였다.
금식에 대한 지침은 8시간 정도라고만 표기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아침만 먹지 말고 오라고 했다.
병원에 입원하는 것이라서 코로나 검사를 먼저했다.
금요일 오후수술 토요일 오전 퇴원 일정이라서 보호자 없이 입원했다.
코로나 환자가 많아져서 혹시라도 일정에 차질이 있을까봐검사결과나 나오는 시간에 조마조마 한 것은 안비밀...
병실로 올라가니 옷가지를 나눠주고, 몇가지 안내사항들을 알려 주었다.
시설은 서울대병원(혜화) 보다 좋았다.
2인실을 배정받았는데, 모두 퇴원을 했는 지 혼자 사용 하게 되어너무너무 좋았다.
특히 화장실을 혼자 사용하게 되면 원하는 때 사용할 수 있고,
안에 앉아서도 밖을 신경쓰지 않아도 좋다.
(계속 혼자였음 좋겠다 했지만 곧, 바로 다른쪽 침대에도 환자가 오셨다. ㅜㅜ)
그리고 나서 링거를 달았다.
링거를 달고 나서 관장을 시작했다.
간호사 님께서 응꼬에 관장약을 넣어 주셨다.
“10분 참으세요”
예전에도 몇번 해 보았지만 최장 시간은 3분을 넘기지 못했다.
넣자마자 신호가 온다.
그래도 참아보자는 생각으로 타이머를 맞췄다.
이를 악물어도 응꼬를 깔고 앉아봐도 안그래도 아픈데 …
참고 참아 보니 1분이 지났다… 젠장
이러다가 아무래도 침대에 싸버릴것 같아서 엉덩이를 조이며 화장실로 이동한다.
엉덩이에 힘을 풀면 바닥에 할것 같아서 까치발로 걷다 보니 속도가 나지 않는다.
화장실 변기 커버를 올리고 나니 2분이 지났다.
안돼!
3분도 안되었는데 쏟아지고 말았다.
젠장 다시 해야 하나…
그렇게 한차례 폭풍이 지나 자리에서 누워 있는데 옆자리 환자분이 오셨다.
그러다 또한번 신호가 와서 갔지만 그닥 나오지는 않았다.
(이제 없는거겠지..)
옆에 계신 분은 10분을 참을까?
”으악! 못참아!“
그분도 3분을 못넘기셨다.
어쨌던 간호사님이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2시부터 오후 수술이 시작된다고 한다.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틈틈히 급한 건은 없는 지 회사 메일을 눈치껏 살펴 보다가. 수술 시간이 다가오자 긴장이 된 탓을지
에라 모르겠다라는 심정으로 휴대폰도 사물함에 넣어 버렸다.
2시가 되었다.
예전 수술할 때 오후에한다더니 밀리고 밀려 저녁7시에 했다. 정말 미치고 팔딱 뛰었다.그때는 하반신에 뭐 이상한 우주복 같은 걸 입어야 했는데
그걸 입으면 너무 덥고, 금식이 계속 되니 너무 힘들었다.
연세가 있으신 분들, 응급한 환자들을 먼저 진행 하기 때문에 다소 젊은이들은 수술이 뒤로 밀리는 모양이다.
이번에도 그러려니 하고 마음을 비우고 있었다.
2시 정각에 간호사님이 이름을 불렀다.
”수술실 가요! 따라오세요!“
"네? 지금요?"
“걸을 수 있으시죠?”
“네….”
“그냥 걸어가요?”"걸으실 수 있으시다면서요."
"아, 네...."
그렇게 간호사님을 따라 복도를 걷고 계단을 내려갔다.
참고로 건물의 1층은 약국, 2층은 건강검진센터, 3층은 외래 및 수술실, 4층은 입원실 및 교수실 등인것 같았다.
3층으로 내려가 문을 열자 누군가 기다리고 있었다.그분께 나의 생명줄인 링거를 인계 하시더니
“안경 주세요!” 하면서 안경을 가져 갔다.
앞이 보이지 않는다.이제 공포가 시작이 되었다. ㅠㅠ
(와이프한테 문자를 했던가 안했던가? 마냥 기다리려나?)
(같이 올것을 그랬나? 마취하고 안깨나는건 아닐까?)
(보호자 이야기는 없었는데...)
이런 저런 생각이 스쳐갔다.
침대에 누웠다.
정확히는 엎드렸다.
예전에 작은 병원에서 간호사 1분 + 의사1분 진행하던 수술이 아니다.
마취과 의사 1분과, 간호사 최소 5분, 여자 분 여럿, 남자분…
뭔가 아랫부분을 벗겨놓으시고는 이것저것 공사를 하신다.
벗겨 놓고 왔다 갔다.
내꼴을 상상해 보니 너무 치욕적이다.
이쁘지도 않은 응꼬를 발라당 까발리고 누워 있는 모습이라니…
물론 직업의식이 투철하신 분들 인것은 알지만 스믈스믈 기어 올라 오는 수치심이란…ㅠㅠ
빨리 재워주세요 네?
그런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입밖으로 말은 나오지 않았다."침대 움직여요~ 놀라지 마세요."
누군가 이야기를 해주더니 침대가 철컹하고 반으로 접혔다.
"ㄱ"자로 침대가 접히니 내 엉덩이가 의사님이 앉은 자세에서 정면에 보이게 되는 것 같았다.
간호사들이 서로 이야기 하는 것이 꼭 내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ㅠㅠ
잠시 뒤 마취선생님이 오셨다.
”이제 부분마취 할거에요 뻐근 해요“
꼬리뼈 부근으로 마취를 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수면을 먼저 하고 마취를 하는 줄 알았는데
마취를 먼저 했다.
“아악!”
너무 아파서 그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괜찮아요! 한 4번정도 따끔합니다.”
“으~으윽. 웁~ 우웁윽!”
약이 들어 갈 때마다 뭔가 욱신거리는 것이 느낌이 너무 좋지 않았다.
“저, 저혹시 수면..., 수면마취 하신다고 했는데요!”혹시 까먹은거 아닌가 싶어서 급하게 말씀을 드렸다.
“네, 알고 있어요. 마취 된거 확인하고 수면할게요.”
본인이 마취과장이라고 하신다.순서대로 하는 거라고 안심하라고 하신다.
(뭐야? 아픈거 다 느끼고 수면을 한다고?)
수치심과 통증, 그냥 자고 일어나면 모든게 해결 되어 있을 것이라는 나의 상상은 보기 좋게 깨지고 말았다.
“자, 환자분 항문을 조여 보세요.”
“네? 어? 안되는데요.”
아무리 힘을 주려해도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마치 그 부분이 도려져 나간것 처럼
뭘로 건드리는 지 따끔따끔은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가위로 잘랐나?
내가 아픈지 안아픈지 보려고? ㅠㅠ
“자, 이제 잠깐 주무실게요.”너무 반가운 소리였다.
(빨리요 빨리 자고 싶어요. 이 치욕에서 벗어나고 싶어요.고통을 잊게 해 주세요!)
오잉? 그 목소리와 함께 눈을 떠보니 병실이었다.
“침대에 굴러서 넘어가세요!”
누군가의 큰소리에 나도 모르게 몸을 굴려 병실 침대로 이동했다.
이불을 덮고 송장처럼 누워 있었다.
마취가 아직 안깨었으니 안아픈거겠지?
얼마나 있었던 것일까? 문득 시계를 보니 3시반? 정도인것을 보니 1시간 정도 걸린 모양이다.
일단 휴대폰을 찾아서 집에다 괜찮다 톡을 보내고, 잠을 청한다.
아직 마취기운이 남아 있어서 그런지 계속 졸립다…계속…
무통 주사를 달아 주어서 그런지 특별히 아프지는 않았다.
저녁 5시가 되니 미음과 단무지같은 것을 주었다.
뭐, 밍밍하긴 하지만 어제 밤부터 굶어 당장 삼겹살도 먹을 수 있을 만큼 배가 고팠지만
응꼬를 위해 참기로 했다.
옆자리 연세 있으신 분은 4시에 들어가서 5시에 나오신것 같다.
보호자로 와이프가 같이 오셨는데, 뭔 그리 이야기를 끊임 없이 나누시는 지…
귓구멍을 막고 음악을 크게 틀어야 잠을 잘 수가 있었다.
집이 근처인지 와이프분은 가셨는데 밤에는 잠을 잘 주무시는지 코를 잘 고셨다.
난 생소한 곳이라 잠이 안왔고,
잠들만 하면 간호사가 체크하러 오셨고,
배가 너무 고팠고,
춥기도 하고 덥기도 하고,
마취가 풀렸는지 살살 아프기도 하고
12시 3시 정도에 체크를 하신 듯 했다.
5시가 되니 응꼬에 박아 놓은 거즈를 빼고 퇴원준비를 한다고 했다.
거즈를 빼고 나니 한결 편해졌다.
이것때문에 아팠구나…
응꼬에는 여전히 거즈를 대고 있었는데 핏물 진물 등이 계속 나와
한달까지도 나온다고 해서 아래 약국에서 충분히 구비해서 돌아 가라고 한다.
설명을 해주고 또 한숨을 자려고 누웠지만 해가 떠올라 잠은 안온다.
그리고 티비소리도…
8시가 되니 아침이 나왔다.
아침은 일반식…
김치국, 흰밥, 김가루자반, 떡갈비, 김치
난 병원 밥이 참 맛있다..
10시? 선생님이 오셨다.
수술 잘 되었다고 하셨다.
원래는 치열만 치료하려고 했는데, 얼마뒤 치핵으로 다시 수술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치열과 치핵 두가지 동시수술을 하셨단다.
2층에서 수납을 하고 퇴원하라고 하셨다.(뭐 간단하네 이거! 진작 할 걸 그랬네!)
3부는 계획은 없었지만 3부로 넘어가야겠다.
3부는 중요하다…이제 지옥문이 열린다.'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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